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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이야기

부동산규제, 남북 갈등과 건설경기

by 가나다라abcd 2020. 6. 21.

KODEX건설로 본 건설경기

건설업종은 대표적으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군입니다.

경기가 좋으면 건물이 많이 올라가고,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건설시장에 활기가 돌게 됩니다.

건설업종은 경기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영향도 많이 받는 산업군입니다.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대규모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건설 업종 ETF인 KODEX건설을 통해 건설경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KODEX 건설 ETF의 주봉 차트

이명박 정부 시기 4대 강 사업(첫 번째 박스)

최근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는 SOC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바로 이명박 정부 시기 4대 강 사업입니다.

건설 비용만 20조가 넘는 금액이 투입된 엄청난 토목사업이었습니다.

공사기간인 2009년 7월 ~ 2011년 10월의 기간 동안 차트를 보면 건설 업종의 꾸준한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남북관계의 테마 업종으로 끊임없이 언급되는 업종이 바로 건설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낙후된 북쪽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테마주로 자주 언급됩니다. 이 때문에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은 결과를 가져가게 되면, 관련 테마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게 됩니다. 

 

두 번째 박스는 문재인 정부 출범시기인 2017년 5월부터, 2018년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북미회담까지의 기간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남북 정상회담, 역사상 최초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까지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집중된 시기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보시다시피 건설 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첫 번째 박스만큼의 경기 회복과 확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그 이후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세 번째 박스는 코로나19 경제 쇼크 이후의 시기입니다. 건설경기를 비롯한 모든 경제가 잠시 멈추면서, 모든 종목들의 하락세가 엄청났던 기간입니다. 6월인 지금, 하락 직전의 고점을 회복한 종목들이 많이 있지만, 건설경기는 아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실물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별로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경기부양책과 '뉴딜'로 인해 생겨나는 공공부문의 투자 소식 등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건설경기 전망

6.17 부동산 규제

6.17일 추가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부동산 정책 관련 글이 아니기 때문에, 간단하게 이번 정책의 요지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규제구역 확대와 대출규제 강화 :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이 규제구역으로 들어갔고, 추가로 대전과 청주 일부 구역까지 확대되었습니다. 15억 이상 주택 구매 시 대출이 불가능하고, 9억 원 이상은 20% 한도로 제한되었습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기존 1년 이내였던 전입 기한을 6개월 이내 전입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6.17 부동산대책 이후 규제지역

 

  • 법인세율 강화 : 기존에는 법인을 통한 부동산 매매가 더 세금이 적었기 때문에, 우회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이번 대책에서는 법인세율을 강화해서 이러한 우회투자에 대한 세율 역시 강화되었습니다. 기존에 비해 약 5배 정도 강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 재건축 분양자격 강화 : 기존에 재건축 지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면 재건축 주택의 분양권이 나왔습니다. 이번 대책 이후 재건축 지역에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분양권이 나오는 것으로 강화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전방위적인 규모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비현실적인 집값이 그다지 보기 좋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집값 하락을 반기는 입장이지만, 어찌 되었든 이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과 건설경기의 위축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남북관계

남북관계 역시 살얼음판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와는 너무나 다른 온도가 느껴지는 상황입니다. 정부 출범 초기와 같이 빠른 속도로 대화가 이어지고 합의사항이 도출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간 남북관계 개선 기대로 인해 영향을 받은 종목들의 가격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할 것 같네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부동산 규제 정책의 강화, 남북관계 악화 등 건설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규모 토목사업(4대 강 사업 같은)이 있지 않는 한 건설경기 회복은 당분간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억지로 사업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건설경기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생각

얼마 전 SNS를 보면서 인상적인 자료를 보았습니다.

출처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출처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출처 - e 나라지표

위 두 개의 표는 지역별로 일자리의 질은 어떤지, 학력은 어떤지, 노동의 질은 어떤지에 대한 분석자료입니다. 아래 그래프는 전국과 각 지역별 주택보급률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광역시, 그리고 그중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에 좋은 일자리와 좋은 학군 및 교육시설이 밀집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2018년 기준 104%로 이미 우리나라의 가구 수보다 많은 주택이 공급되었습니다. 다만 서울 지역은 95%로, 가구당 주택수가 모자란 상황입니다.

 

좋은 일자리와 좋은 교육환경으로 인해 모두가 서울, 여의치 않으면 수도권에 살고 싶어 하지만, 서울의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여기에 작년에는 11채 이상을 가진 다주택자가 37,487명으로 역대 최다 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한 2019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공급된 아파트의 절반을 다주택자가 소유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필요한 사람들이 집을 구매하지 못하고 가격만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10년간 주택보유량 변화

 

이런 상황에서 공급을 늘리고 실수요자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울에 집중된 일자리와 교육기관, 정부기관 및 주요 시설들이 분산되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모두 서울에 살고 싶어 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GTX를 건설하고, 서울까지 한 시간권을 만들고 하는 등의 SOC 계획들은 결국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을 강화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에는 공급 및 각종 규제정책은 그대로 기조를 유지하고, 동시에 적극적인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두 축으로 가야 하는 것이죠.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서울과 같이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이나 일자리 걱정이 없는 삶을 살 수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보다 근본적으로는 집을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 거주의 공간으로 바라보게 되는 사람들의 인식이겠지만, 솔직히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2018년 기준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의 수는 169만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통계상 집계되는 모든 업종별 종사자 수는 약 1,700만 명으로, 건설업 인구가 전체에서 10% 정도 차지하는 상황입니다. 전체 산업 대비 높은 비중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도권 위주의 대규모 SOC공사는 일시적인 땜질 처방입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수도권 외 지역의 균형발전을 통한 개발을 추구하는 것이 앞으로의 건설경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동산 가격 잡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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