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400 돌파와 버핏 지수
코스피지수가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400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300을 넘어선지 4거래일 만입니다. 코로나 충격으로 1,400대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5개월 만에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면서, 엄청난 강세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아무거나 사도 오르는 장세입니다. 물론 나스닥 지수의 상승세를 따라갈 수 없지만, S&P500 지수는 50%의 반등을, 일본은 37%의 반등을 보여준데 반해 코스피지수는 60%이상의 반등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증시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자금으로 여겨지는 ‘예탁금’은 5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상승에 대한 여력이 남아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빚내서 투자하는 신용거래 잔고 역시 10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승행렬에 대해 거품이라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우리나라의 양호한 코로나 통제 수준을 통해 그 우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OECD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의 2020년 GDP성장률을 –1.2%에서 –0.8%로 상향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에 더해 지속되는 ‘약달러’ 현상은 신흥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 증시로 외국인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촉매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요 정부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한 유동성 공급이 자산시장의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증시의 거품을 측정하는 척도로 ‘버핏 지수’가 있습니다. 버핏 지수는 GDP대비 증시의 시가총액 비율을 의미합니다. GDP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이 75%이하로 내려가면 증시가 저평가 되었다는 지표로 해석합니다. 반면 비율이 100%이상으로 상승하면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합니다. 버핏이 2001년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수를 강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작년 기준 전 세계 시가총액은 약 90조 달러로 측정되었습니다. 반면 GDP는 91조 달러였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의 GDP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최근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세계 증시의 상승으로 시가총액이 GDP를 뛰어넘게 되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의 버핏 지수는 180%이상의 수치를 보여주면서, 지표대로라면 큰 거품이 끼어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은 100%를 살짝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버핏 지수가 100%를 넘어선 것은 세 번(2000, 2008, 2018)뿐이었습니다.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이 실시하고 있는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발행되는 화폐들이 건강한 방식으로 투자되지 않고, 자산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양적완화 정책을 다시 되돌리기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사면초가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코스피지수 2,400의 돌파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반가운 소식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유동성 장세에 기반을 둔 상승 랠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히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경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과거 역사에 기반을 둔 우려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저는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우리의 영역이 아니라는 말에 굉장히 공감합니다. 본인들만의 기준을 가지고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테슬라의 액면분할 발표
애플의 액면분할 발표 이후 테슬라 역시 액면분할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1,500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테슬라의 주식은 5대 1의 액면분할을 거쳐 주당 약 300달러 선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액면분할은 한 주당 주가가 높은 기업들이 실시하는 행위로, 높은 가격에 구매하기가 부담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8일 이후 액면분할 된 주식이 지급될 예정이고, 거래는 31일부터 재개됩니다. 액면분할 발표와, 향후 있을 ‘배터리 데이’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잠시 주춤했던 테슬라의 주가는 13% 수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번 분기 흑자 발표로 S&P500지수 편입 요건을 갖춘 테슬라가 액면분할을 통해 다우존스지수 편입까지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우존스지수는 한 주당 주가도 편입 조건중 하나이기 때문에, 주당 가격이 너무 높은 기업은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되지 못합니다. 애플 역시 주가가 너무 높아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되지 못했지만, 2014년 7대 1의 액면분할을 통해 다우존스지수에 편입될 수 있었습니다. 다우존스지수는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길고 대표적인 지수중 하나로, S&P지수와 다우존스지수에 동시에 편입된다면, 그만큼 자금 유입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액면분할에 대한 예상도 덩달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액면분할을 했던 역사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예측이 많이 나옵니다. 넷플릭스는 2015년 600달러 선의 주가를 나타내고 있을 때 7분의 1로 액면분할을 실시했습니다. 이후 넷플릭스의 주가가 다시 500달러 선에 근접하면서, 다시 한 번 액면분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2007년, 2012년, 2015년 세 번의 액면분할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주가가 100달러를 넘어섰을 시기라고 합니다. 액면분할을 한다는 것 보다 액면분할을 자주 할 만큼 몇 배씩 엄청난 성장을 했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역시 90~100달러 사이에서 액면분할을 실시해 왔는데, 최근 그 가격에 근접하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액면분할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하지만 사실 액면분할은 주식의 가격에만 변동이 생기는 것이고, 실질적인 기업의 가치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액면분할을 자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몇 배씩 성장해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액면분할 전후로는 일시적인 주가 상승의 현상에 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미국 경기부양안 합의 난항
지금까지 증시의 상승랠리를 이끌어 온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은 코로나사태 이후 약 5조 7000억 달러 가량의 금액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4조 달러 가량의 금액을 몇 년에 걸쳐 공급한 것에 비하면, 4~5개월 만에 엄청난 양의 금액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역대 최저치의 달러인덱스와 약달러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유동성 공급은 중앙은행들에게는 양날의 검이 되어 자산시장 거품 우려가 끊임없지 제기되고 있지만, 지금 와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만든 요인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증시의 상승랠리를 이끌어 왔던 중심인 미국에서 5차 경기부양안에 대한 합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1조 달러 가량의 경기부양안을 준비하는데 반해, 민주당은 3조 달러의 부양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핵심은 지금까지 지급되었던 ‘실업수당’입니다. 지금까지의 경기부양안을 통해 기존 350달러를 지급했던 실업수당에 600달러의 연방 재정을 추가로 지원해 왔는데, 이 600달러에 대한 예산이 바닥이 난 것입니다. 한 주에 950달러에 달하는 금액은 개인들의 소비 증진에 큰 버팀목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화당은 매 주 950달러의 금액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기 어렵고, 기존대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실업수당 추가 지원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난항에 빠진 것입니다.
미국의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높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기침을 하면 신흥국의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미국의 경기부양안 합의 난항으로 인해 증시 역시 오락가락 횡보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증시 거품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발 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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