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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이야기

잭슨홀 미팅과 미국 연준의 평균 물가목표제(인플레이션율)

by 가나다라abcd 2020. 8. 28.

잭슨홀 미팅이란?

잭슨홀 미팅은 매년 미국의 캔자스시티 연준에서 진행하는 경제정책 관련 학술회의입니다. 주요 국가들의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 등 경제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학술제 겸 토론의 장입니다. 잭슨홀에 있는 리조트에서 행사가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잭슨홀 미팅이라는 명칭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경제인들이 모두 모이다보니, 이곳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생각, 발표 등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잭슨홀 미팅은 오랜 기간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벤 버냉키 의장이 연준 의장을 맡아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던 시절, 양적완화 정책을 처음으로 공론화시키고 직접 이행하면서 유명해 졌습니다. 그 이후부터 잭슨홀 미팅은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을 발표하는 자리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비공개로 진행해 왔지만, 올해에는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인해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진행 영상 역시 생중계 되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 잭슨홀의 리조트에서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 - 평균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생중계중인 잭슨홀 미팅과 파월 의장

이번 잭슨홀 미팅은 향후 10년간의 금융정책에 대한 시사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27~28일 양일간 진행되었는데, 여기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첫날 금융 정책의 틀 재점검이라는 주제로 첫 발표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시장에서 가장 크게 반응한 주제는 유연한 형태의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입니다. 미국 연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을 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목표로 경제, 통화 정책을 유지해 왔습니다. '평균 인플레이션율'이란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로 인플레이션율이 1%,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면, 다음 해의 인플레이션율이 2%를 넘어서더라도 평균 2% 이내로 관리가 된다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연준이 지금의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우고 긴축 정책을 당분간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입니다.

실업률에 대한 관점도 나왔습니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고용을 목표로 한다는 발표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고용률 상승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과거 연준은 실업률의 감소가 경기 안정을 유도해내고, 이는 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대한 고려가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발표는 실업률 감소와 인플레이션율 상승이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변화된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롬 파월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고용시장이 발전된 모습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은 과거 필립스 곡선을 지지하는 입장을 가져 왔습니다. 필립스 곡선이란, 1958년 영국의 경제학자인 올번 윌리엄 필립스가 발표한 이론입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실업률이 상승하면 물가는 하락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면(고용률이 높아지면) 물가는 올라간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파월의 이번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 내용은 필립스 곡선과는 약간 다른 스탠스인 인플레이션율을 과도하게 높지 않은 수준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고용 시장의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발표한 제롬 파월의 기조연설은 앞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단일 시점이 아닌 평균 인플레이션율의 도입으로 경기 부양의 의지를 보다 확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추가적인 금리 완화와 같은 보다 강력한 정책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나스닥지수, S&P지수와 같은 주요 증시의 지수들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그야말로 극단적인 정책이기 때문에, 지금의 통화정책이 더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고 오히려 경제위기가 심화될 때 사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남겨둔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카드를 처음부터 꺼내들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은 시장에 몇가지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첫 번째는 '현재의 자산시장 과열 논란을 알고 있지만, 평균 인플레이션율을 도입할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 올해 인플레이션율이 2%를 초과하더라도, 지난해와 다음해의 평균치를 계산한다면 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할 수 있으니, 당장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정책을 펼 의사는 없다'는 시그널입니다. 인플레이션율을 평균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나, 시점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또한 고용시장의 안정화를 강조하면서, 고용시장의 안정이 금리 인상을 유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그널도 보냈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율, 그리고 안정적인 고용시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책이 어떻게 집행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실제적인 정책 집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보내는 시그널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증시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 즉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여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최종대부자, 미국 연준과 지속되는 양적완화(경기부양책)

미 연준의 자산현황

미국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이 등장함과 동시에 최종대부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습니다. 최종대부자란,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 시중에 유동성이 말라가고 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될 때, 앞장서서 기업과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러한 경제위기가 금융시스템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미국 연준은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규모의 3배가 넘는 금액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래프의 상승 각도 역시 2008년 당시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약 7조달러 가량의 금액이 시장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물론 실제로 채권 등 금융상품을 구매하고 기업까지 흘러들어간 금액은 이보다 작을 것입니다. 하지만 7조달러라는 금액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며, 이렇게 무제한으로 달러를 발행한 결과 현재 달러 약세 유발과 함께 기축통화 지위 상실에 대한 우려 역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때마다 등판하여 경제를 구원하는 미국 연준의 역할은 도덕적 해이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경제가 위기에 처하면 정부가 나서서 위기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금융자본은 보다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현재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증시는 이러한 유동성 랠리에 기반을 두어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업률,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지표가 좋지 않으면 중앙은행이 개입하여 증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믿음에 올라가고, 경제지표가 좋으면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신호이기 때문에 또다시 오릅니다. 이러한 자산시장의 상승랠리는 낙수효과를 전혀 유발하지 못하고 자산가격의 상승만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 시장에 풀린 돈이 일자리, 지원금과 같은 경제위기에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계층으로까지 돌아가지 않고, 이미 부동산, 주식 등 자산을 가지고 있는 소수의 자산가들에게만 흘러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는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를 유발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부동산 규제에 대한 이슈로 팽팽한 찬반 여론이 나눠져 있는 광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무제한 양적완화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현대통화이론이라고 합니다. ‘현대에 함축되는 것처럼, 아직 이론적으로 정립되거나 검증받은 이론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에 정부, 중앙은행과 함께 억지로 들어선 것뿐입니다. 정책 결정은 소수가 하지만 그에 대한 후과와 피해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나눠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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