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인도와 인도 경제
2018년 기준으로 인도의 인구는 13억 5천만 명입니다. 중국의 경우 13억 9천만 명으로, 중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의 인구 통계가 불명확한 점들이 많지만, 2020년 중반부터는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추월하여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 되고 있습니다.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3억 2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경제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는 GDP도 살펴보겠습니다. 인도의 경우 약 3조 2천억 달러의 GDP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5위 규모의 GDP입니다. 1인당 GDP는 2,200달러 수준으로, 아직 한참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인구수를 바탕으로 경제규모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보다 경제 규모가 큰 국가인 1~4위의 경제 규모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정도입니다. 그리고 통계에 따라 유럽연합이 미국 다음의 경제규모로 편입되기도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10위권 초반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도는 90년대 이후 연 평균 6.4%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 IT 및 소프트웨어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과 마찬가지로 거대한 노동력과 저렴한 임금을 바탕으로 제조업 규모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세계의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기세입니다. 글로벌 기업 공장의 해외 이전과, 인도에서 자체적으로 배출되는 우수한 기술인력, 엄청난 인구수를 바탕으로 한 저렴한 임금, 그리고 중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인 ‘영어’의 사용이 어우러져 새로운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 산업의 대표적인 분야인 자동차 산업의 경우, 인도의 연간 자동차 생산가능 대수는 약 420만 대로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인도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높은 인구수와 높은 경제활동 인구입니다. 인도의 경제활동 참여 인구는 전체 인구의 6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는 인도의 인구 구조가 젊고 앞으로 경제 발전의 여력이 많이 남아있다는 인구학적 데이터입니다. 2035년을 기준으로 경제활동 참여비율이 68%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은 2015년 72%의 정점을 찍고 65%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출산 제한 정책을 2018년까지 적극적으로 진행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도의 인구학적 특성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고령화 국가들에 비해 경제와 사회의 활력이 오래 지속되는 국가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인도 경제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엄청난 규모의 ‘내수시장’입니다. 이는 중국과 같은 경제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시스템이 촘촘하게 짜여 있지 않은 인도의 상황에서, 소매금융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내수시장 역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내구재(가전,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소비가 연 평균 10%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수시장에 넓다는 것은 세계의 경제위기를 통해 받는 타격이 그만큼 작아진다는 뜻이며, 또한 내수시장을 통해 경제 성장이 꾸준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도의 내수시장은 2000년 초반까지 농업, 임업, 수산업의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 금속, 제조업 등의 산업군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 분야의 경우 농림수산업을 제치고 내수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인도 경제가 꾸준한 중산층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인도 경제의 반사이익
세계 경제가 엄청난 불확실성에 빠지고, 미중간 갈등이 본격화 되면서 이로 인한 반사이익이 인도 경제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몇 가지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에 집중되어 있던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국가 안보에 중요한 품목, 예를 들면 의료기기, 의약품 등 핵심적인 물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을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서 국내, 혹은 다른 동맹국으로 이전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상 지역 중 하나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입니다. 이러한 글로벌가치사슬(GVC)을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은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미중갈등이 격화되면서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인도 정부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중국에서 자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올 6월,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지역인 카슈미르 라다크 인근 계곡에서 중국군과 인도군 간의 총격전이 있었습니다. 이 일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 총격전이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습니다. 그러자 총기 대신 못이 박힌 뭉둥이와 돌 등으로 양국 군대 간 육박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도군은 약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중국의 경우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이 일 이후 인도정부는 틱톡, 위챗 등 중국산 어플리케이션 사용 금지조치를 보복수단으로 내놓았고, 중국은 국경 인근에 곡사포를 배치하는 등 갈등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인도와 중국 간의 분쟁 역시 심화되면서, 인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급망 재편의 가장 큰 수혜국가는 인도가 될 것입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9년 인도의 GDP가 일본을 넘어서 세계 3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 역시 2030년까지 세계 3위의 경제국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인도의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6만 명을 넘어서면서 단기적인 경제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도 경제는 넓은 내수시장과 경제적으로 유리한 인구구조, 그리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움직임에 집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미중 갈등의 중간에 끼어 새우등이 터지는 모양새가 자주 연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드배치 요구를 수용하자 중국에서 내려진 ‘한한령’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많은 타격을 입은 사실을 다들 기억하실 것입니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면 앞으로 이러한 일이 더욱 자주, 그리고 큰 규모로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 경제에 대한 연관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 중심의 공급, 판매망을 다변화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책으로 인도의 경제와 시장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지역적 분산투자 - INDA, INDY
미국은 현재 세계 경제 대국의 위치가 공고한 국가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 기업들은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적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미국이 이러한 기록을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미흡한 대응, 무제한적으로 찍어내는 달러로 인해 하락하는 달러의 가치, 지속적인 정치적인 불안정성, 중국의 도전 등은 이에 대한 불안감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10년 단위로 세계 증시에 대한 성장률을 살펴보았을 때,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국가는 매년 바뀌어 왔습니다. 197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가장 좋은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이 가장 좋은 성장세를 보여주었던 기간은 1900~1920년, 그리고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입니다. 오히려 10년간 마이너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대도 있었습니다. 중국, 스웨덴 등 다양한 국가들이 미국보다 아웃퍼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항상 미국 경제만이 답인 것은 아니며, 그 답은 매 시대마다 바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10년은 중국, 혹은 인도와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 나올 확률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증시에도 인도와 관련된 ETF가 다수 상장되어 있습니다. 이중 INDA(iShares MSCI India ETF)ETF의 경우 인도의 대형 및 중간 규모의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총 90여개의 기업에 분산투자하고 있습니다. INDY(iShares India 50 ETF)ETF의 경우 인도의 대형 기업들 위주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총 50여개의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도 KOSEF 인도Nifty50(합성)와 같이 인도 경제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거래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도적 준비나 경제적 안정성은 선진국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스크가 높은 만큼 리턴이 높은 것이 인도 경제의 전망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자산군별 분산투자도 중요하지만 지역별, 통화별 분산투자 역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는 본인의 책임이며, 이 글은 권유나 추천이 아닌 필자의 의견입니다. 참조용으로 사용하시기 바라며, 보다 자세한 검색과 공부를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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