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의 기원
뉴딜정책은 1929년 미국발 대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시행했던 정책을 뜻합니다. 1933년부터 1938년까지 1, 2차에 나누어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1929년 10월 24일, 검은 월요일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월요일 하루 만에 미국 증시는 12% 이상 떨어지면서 공황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대공황 기간 동안 미국의 GDP는 60%의 하락을 겪고, 실업률은 최대 25%를 기록했습니다. 증시의 경우 전체 시가총액의 하락폭이 90%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시기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33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합니다. 뉴딜로 상징되는 그의 주요 정책은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뉴딜은 크게 3R로 규정되는데, 구제(Relief)·회복(Recovery)·개혁(Reform)의 3R입니다. 뉴딜 정책의 핵심 기조는, 그간 방임에 가까운 수준으로 방치했던 시장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높이는 것입니다. 기업의 독과점과 과도한 노동권 침해에 대한 규제, 사회안전망 확충,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국가 개발과 일자리 창출이 주요 골자입니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는 대규모 토목공사로 상징되는 테네시강 유역 댐 공사와 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기업이 파산하고 신규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으니, 정부 주도로 정부 재정을 지출하여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댐 외에도 각종 고속도로, 교량 등 대규모 SOC 건설 사업을 통해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사회분야에서는 전국노동관계법을 제정해 노동자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단결권과 단체 교섭권을 강화했으며, 이는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률 증가로 이어집니다. 해당 법안은 발의자의 이름을 따 '와그너법'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당시에 거의 없었던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실업자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합니다. 실업보험, 연금제도 등이 이 시기에 최초로 준비됩니다.
그 결과, 1937에는 경제 수치가 대공황 이전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하게 되었고,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재선에 승리하게 됩니다. 뉴딜정책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1.0에서, 케인즈의 '수정주의'로 상징되는 자본주의 2.0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이루어졌습니다. 맹목적인 시장에 대한 믿음으로 독과점 산업, 불공정 경쟁 등을 방치했던 정부의 역할을 높이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때로는 주도하기도 하는 '수정 자본주의'가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후 하이예크 중심의 '신자유주의'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현재 자본주의 3.0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금융위기와 코로나 사태가 촉발한 대규모 양적완화와 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현대통화정책(MMT)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버전의 자본주의가 만들어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대공황은 '뉴딜'과 '수정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2차 대전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대공황이 국제적으로 번져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는 '독일'이었습니다. 피폐해진 경제상황 속에서 힘들어하는 국민들은 히틀러의 '나치'당을 선택했고, 이는 2차 대전의 발발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미국은 뉴딜정책과 더불어 2차 대전 참전을 통해 '전쟁 특수'를 누리게 되면서, 대공황을 완전히 극복하게 되고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한국판 뉴딜 - 디지털 뉴딜, 그린뉴딜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은 '후버 댐' 공사로 상징되는 대규모 토목공사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시행되었던 '녹색뉴딜' 역시 '4대강 정비 사업'이라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중심으로 한 사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와 이로 인한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번 정부에서도 '한국판 뉴딜'을 선언하며 정부 주도의 경제 발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다행히 이번 한국판 뉴딜 정책에는 토목 공사 위주의 산업이 아닌 미래 산업 위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2022년까지 총 31조 원의 재원을 투입해 55만 개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라는 두 개의 기조로 시행됩니다. 디지털 뉴딜은 [DNA(DATA, NETWORK. AI) 생태계 강화, 디지털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5G, 클라우드, AI를 중점사업으로 설정하고 인프라 확충 및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계획입니다. 또한 디지털 소외계층인 농어촌에 IT관련 공공시설을 확충하고, 노후된 핵심 시설을 디지털화하여 사회 인프라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획입니다.
그린 뉴딜은 주요 공공시설의 친환경 에너지화, 제조업의 친환경 생태계 구축, 신재생에너지의 생산 및 사용 확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ICT를 기반으로 하는 상수도 관리체계, 에너지 효율화 및 스마트화 등의 사업들이 추진될 계획입니다.
코로나로 촉발된 대규모 실업사태에 지원을 하기 위해 고용안전망 강화 사업도 추진됩니다. 고용보험 및 고용안정자금 집행 등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변화
위와 같은 데이터, AI, 비대면 산업 등의 발전은 이미 예상된 흐름이었습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변화의 속도를 높였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산업계에서 큰 화두였습니다. 택시기사 분들의 불편한 언행과 불친절한 서비스를 해결하고자 론칭한 '타다'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는 '마켓 컬리'의 새벽 배송으로 상징되는 비대면으로의 산업 흐름 역시 이미 시작된 트렌드입니다. 카카오와 네이버, 아마존을 통해 알 수 있는 산업 간 경계가 점차 없어지는 모습도 이제는 익숙한 광경입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나라가 이번 위기를 계기로 튼튼한 경제기반을 갖추고 미래 성장동력이 발전하길 바랍니다.
'시사경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정 수도 이전과 천도의 역사 (0) | 2020.07.24 |
---|---|
7.21이슈 - 구리 가격 상승의 의미, 테슬라 S&P500 지수편입 (0) | 2020.07.21 |
코로나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약화 (1) | 2020.07.04 |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원유재고, 소비자물가지수 - 중요한 경제지표를 알아보자 (0) | 2020.07.04 |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비농업 고용지수 - 중요한 경제지표를 알아보자 (0) | 2020.07.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