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과 자산배분
코로나 경제위기로 증시가 급등락을 하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이 절정에 달했던 3월 18일부터 23일까지, 우리나라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5~6%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엄청난 하락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마 이 시기에 패닉 셀에 빠지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듯 주식은 높은 변동성을 가진 '위험자산'중 하나입니다. 반면, 이 시기 동안 채권 및 금의 가격은 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주식에 비해 작고,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려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이 시기에 주식만 가지고 계셨던 분들에 비해 금과 채권 등을 함께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신 분들은 낙폭이 훨씬 덜 했을 것이고, 심리적인 안정감 역시 보다 높았을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냥 애플 같은 주식을 사면 되는 것 아냐?'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결과만 놓고 보면 세상의 모든 일들이 쉬워 보입니다. 우리가 가장 간과하고 있는 점은, 어떤 미래가 올지 우리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20년간 14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지만, 가장 큰 낙폭은 56%의 하락이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 하락폭을 견디고 지속적으로 애플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투자한 기업에 확신을 가지고 하락장에서 안정적으로 주식 보유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워런 버핏과 같은 사람이 대가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최고의 기업이라고 이야기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닷컴 버블 당시의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기간을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10년 후에 잘 나가는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기업을 찾는 것 역시 가능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2001년 세계 시총 1위 기업은 GE였지만, 지금은 다우존스 지수에서 퇴출되었습니다. 2006년부터 2011년 세계 최대 기업은 석유화학회사인 '엑손모빌'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은 코로나 기간 동안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기업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산업의 패러다임은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고, 우리는 그저 결과를 통해 '아! 이 기업이 좋은 기업이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될 뿐입니다.
어느 투자 구루는 '주변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개인이 '아는'기업의 수준과 정보란 지극히 단편적이고 낮은 수준의 정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수많은 기관과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인맥, 정보력 등을 개인투자자가 따라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바닥'인 줄 알고 샀는데 '지하실'이 나오더라'는 말처럼 매매 타이밍 역시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든 주식이 차트대로 움직인다면, 아마 모든 사람은 부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자산배분의 기본 전제는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겸손의 바탕에서 시작합니다. 미국 증시가 1929년 대공황 직전의 고점을 회복하는데 16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본은 아직도 장기불황 직전의 고점을 20년 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주식이 폭락했던 것을 우리는 예측할 수 없었듯이, 바로 다음 주에 또다시 공황이 찾아올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물려'있는 주식들이 언제 고점을 회복할지는 정말 예측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모두가 상한가의 대박을 찾기 위해 주식시장에 진입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조세재정 연구원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개인투자자 10명 중 4명이 손실을 보고 있고, 나머지 5명은 1,000만 원 이하의 작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한 해 개인투자자 10명 중 6명이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아닌,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해야 합니다. 조금 잃고 조금 벌지만, 꾸준하게 벌 수 있는 전략을 통해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고, 안정적인 심리상태로 투자에 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 워터의 레이달리오는 우리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물가, 경기, 증시 상황, 성장률 등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산을 배분한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그것입니다. 자산배분, 혹은 분산투자라는 것은 주식을 여러 종목 사는 것이 아닙니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종목들은 결국 '주식'이라는 위험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분산투자는 주식, 금,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 자산의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들에 각각 투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레이달리오는 이 비율을 주식 30%, 채권 45%(미국 장기채 40% + 미국 단기채 15%), 금 7.5%, 원자재 7.5%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본인의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완전히 정확한 수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실천하기에 무리가 없는 자료입니다.
감사하게도 미국 증시에는 주식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다양한 ETF들이 있고, 금과 원자재, 채권도 모두 ETF를 통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VT - 전 세계 증시에 분산투자 / VTI - 미국 전체 증시에 분산투자 / SPY, VOO, IVV - S&P500 지수에 투자 / QQQ - 나스닥에 투자
BND - 미국 및 세계 채권에 분산투자 / TLT - 장기채권투자 / SHY - 단기채권투자 / LTPZ - 물가연동 채권
IAU, GLD - 금 현물 투자
BCI, DBC - 원자재 투자 ETF
위와 같은 ETF들을 통해 레이달리오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합니다.
실제 백테스트 진행 시 성장세는 개별 주식에 비해 높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장 나쁜 수익을 기록한 년도의 수치가 -3%밖에 되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백테스트 결과 : https://blog.naver.com/mynameisdj/221514629975
주식, 채권 혼합 전략
이 종목들 조차 일일이 비율을 계산하여 구매하는 게 귀찮은 분들을 위한 ETF 역시 존재합니다. 블랙록에서 운용하는 ETF로, 주식과 채권으로만 비중을 조절한 상품입니다.
7.19 기준 | AOA | AOR | AOM | AOK |
자산운용사 | BlackRock | |||
주당 가격 | 56$ | 47$ | 40$ | 36$ |
자산배분 비율 | 주식8 : 채권2 | 주식6: 채권4 | 주식4 : 채권6 | 주식3 : 채권7 |
배당주기 | 분기 | 분기 | 분기 | 월 |
운용수수료 | 0.31% | 0.31% | 0.31% | 0.31% |
분배율 | 2.52% | 2.56% | 2.52% | 4.26% |
연초 대비 수익률 | -1.54% | 0.4% | 2.23% | 3.11% |
주식의 경우 S&P지수, 선진국 증시, 개발도상국 증시에 비중에 맞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채권 역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입니다. 채권의 비중이 높을수록 경제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연준의 적극적인 채권 매입의 영향도 분명 있겠지만, 채권 비중의 중요성이 잘 보이는 수치입니다. 물론 경기가 좋고 증시가 2010~2019 기간처럼 나날이 성장하던 시기에는 AOA의 성장세가 가장 좋겠지만, 위기의 상황에서는 가장 큰 낙폭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종목을 구매하고 정기적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번거로운 분들에게는 위 네 종목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역시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올웨더 포트폴리오, 자산배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겸손'입니다.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매일매일 종목을 공부하면서 시간을 쏟아부으며 살아가기 바쁘신 분들이라면, 위와 같은 자산배분 방법도 괜찮은 선택지입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지만, 경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돌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투자 유튜버인 '김단테'님의 영상 및 블로그의 글을 보시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모두 안전하고 길게 살아남을 수 있는 재태크 되시기 바랍니다.
*투자는 본인의 책임이며, 이 글은 권유나 추천이 아닌 필자의 의견입니다. 참조용으로 사용하시기 바라며, 보다 자세한 검색과 공부를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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